사철의 계절은 오고가고 아버지 생각, 어머니 생각, 그리운 동생들 생각은 항상 지워지질 않았다. 웃음을 잃어버린 거울 속은 늘 내 마음 같았다. 참으로 슬프고 아픈 시간들은 철새처럼 추억이 되어 날아들고, 나의 삶의 범위는 겨우 월산을 맴돌았다. 그러다가 월산에 달이 지니 해가 떠올랐다. 그제야 나는 그 이치를 깨달았다.“ 달이지지 않는 한은 해가 떠오르지 않는다.”라는 것을….(중략)
지금은 내가 써놓은 글 속에서 나만 날 수 있는 그리운 얼굴들을 보려고 나, 시詩문을 열고 있다. 문을 활짝 열어 놓으니 송아지 소리, 모창 없는 새소리,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나, 뒤를 돌아다보면 눈물이 나고 앞을 바라보면 희망이 보인다. 그래서 나는 시를 쓰고 있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싶은 노래, 내가 부르고 싶은 자연을 노래하고 모든 슬픔을 잊고 밝아 오는 아침을 맞이하려는 용기, 이는 해를 맞는 붉은 장미와 같다. 그래서 기쁘고 즐겁다. 나, 그래서 시를 썼다. 내 가슴 속에 뛰는 심장 같은 시를 썼다. 그래서 솔직하게 고백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