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수를 좋아합니다.
호로록 호로록 소리 내며 먹는 것도 좋아하고
삶고, 비비고 볶고, 여러 가지로 요리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림을 그리려고 하니, 국수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도서관으로 달려가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낯선 도시를 여행할 때면 혹시 새로운 자료를 만날까 기대하며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가늘고 긴 음식, 국수를 그릴 수 있었습니다.
어디에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국수 한 그릇에도 사람이 살아온 온 역사가 깃들어 있다는 걸 이 책에 그림을 그리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맑고 따끈한 국물에 길고 가느다란 국수를 떠올리면 마음속까지 따뜻하게 설렙니다.
함께 먹을까요?
- 정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