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닐 땐, 창밖에서 나는 잔디 깎는 냄새를 참 좋아했습니다. 비릿하면서도 청량한 향이 완연한 봄임을 알려주는 것 같더라고요. 만개하는 꽃들, 볼을 스치는 바람도 제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깨닫고 보니 자연이 제게 큰 위로를 주더라고요. 인도에 자리 잡은 큰 나무들을 가만히 만져보기도 합니다. 거칠지만 단단한 수피가 악수를 건네는 묵직한 타인의 손 같달까요.
<멈춰서 바라보면>의 주인공은 유난히 하늘을 궁금해 하는 사람입니다. 하늘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 하며 올려다보죠. 그러나 나중엔 남들처럼 발끝만 내려보게 됩니다. 그에게 하늘을 바라보는 건 삶의 큰 위안이었을 텐데요.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만의 위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림책 읽기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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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ㅎㅎ에게
매슈 버제스 글, 조시 코크런 그림, 황유진 옮김 / 원더박스
사랑하는 ㅎㅎ에게 편지를 씁니다.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눌러 쓴 편지를 스카이다이버들이 전해줄거라고 상상도 해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어린이가 날린 장난감 비행기는 바로 앞에 떨어져버리고 맙니다. 편지를 전할 수 있을까요? 잔디 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봅니다. 사랑하는 ㅎㅎ을 생각하면서요. 그때 어린이의 얼굴에 나비가 내려 앉습니다. 나비는 죽은 자를 상징하기도 하지요. 어린이는 ㅎㅎ을 영원히 사랑하겠노라 다짐하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책 속의 ㅎㅎ은 할머니이지만 여러분이 사랑하는 아무나의 이름을 넣어도 괜찮겠습니다. 아마도 할머니이신 분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이 그림책을 읽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어린이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위안을 얻는 과정이 아주 감동적이었답니다. 눈물이 나올 뻔 했지만 간심히 참았지요. 만듦새도 아주 아름다워 직접 쓰다듬어 읽으면 이 책이 ㅎㅎ에게 보내는 편지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좋고 또 직접 보시면 반드시 좋아하실 것이라 생각되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