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한국 만화계의 거목 고우영이 타계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70년대 한국 만화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고우영의 대표작 하면 『삼국지』와 『십팔사략』을 떠올리지만, 생전 그가 “다른 작품에 비해 훨씬 편애하는 책”이라고 밝힌 작품이 따로 있었으니, 바로 『일지매』이다. 역사서를 기반으로 그려진 다른 작품과 달리 『일지매』는 저자의 순수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인 까닭이었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7백여 년 전, 송대(宋代)의 증선지(曾先之)라는 인물이 사마천의 『사기』를 필두로 중국 각 시대의 정사로 꼽히는 18가지의 역사서를 간추려 편집하였다. 학자들의 초보적 역사교과서로, 또 일반인들에겐 중국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재로 쓰일 수 있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번 올컬러 완전판은 2002년, 24년만에 무삭제 완전판으로 복간된 애니북스 초판본과 같은 판본에 저자의 아들인 고성언 씨가 채색을 입히고 판형을 키워 출간했다. 또한 대사와 내레이션의 손글씨를 서체로 대체하여 보다 읽기 편하게 편집하였다.
『조선야사실록』 은 고우영 화백이 90년대 일간지에서 <이야기조선>이라는 이름으로 연재했던 장편 만화 『오백년』과 『연산군』 두 작품을 묶어 펴낸 것이다. 야사(野史)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고우영 화백의 탁월한 해학과 고전 해석을 만나 고려 멸망부터 조선 건국, 연산군에 이르기까지 조선 초 역사의 흐름과 사회상을 생동감 있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