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희곡 부문 양쪽에서 퓰리처상을 받은 유일한 작가, 손턴 와일더의 첫 번째 퓰리처상 수상작 장편소설. 어느 날 찾아온 예상치 못한 비극 앞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깨닫는다. 특히, 설명할 수 없는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이렇게 묻는다. “왜 하필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이 모든 것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손턴 와일더의 소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18세기 초, 페루에서 가장 멋진 다리인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가 갑작스럽게 무너지고, 그 다리를 건너던 다섯 명의 여행자가 목숨을 잃는다. 이 비극적인 사고를 목격한 프란치스코회 주니퍼 수사는 희생자들의 삶을 조사하며, 이들의 죽음이 신의 계획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한 우연이었는지를 밝히려 한다. 소설은 그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삶의 의미와 사랑, 예술, 그리고 운명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1897년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태어났다. 소설과 희곡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모두 수상한 유일한 작가이자, 퓰리처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간결한 문체로 평범한 일상 속 인간 존재와 운명, 사랑을 깊이 있게 탐구해 큰 감동을 전하는 것이 손턴 와일더 문학의 특징이다. 1927년 출간된 그의 소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출간 첫해에만 30만 부를 판매하며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1928년에는 “독창적인 구성과 문학적 품격을 갖춘 뛰어난 소설”이란 평가와 함께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후 희곡 『우리 읍내』(1938)와 『위기일발』(1942)로 두 차례 더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희곡 작가로서도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전미도서상을 받은 『제8요일』(1967)을 비롯한 여섯 편의 소설과 뮤지컬 <헬로, 돌리!>의 원작인 『결혼 중매인』(1954)을 비롯한 아홉 편의 희곡이 있다. 1975년 12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마지막 작품인 장편소설 『테오필러스 노스』(1973)를 발표하는 등 꾸준한 집필 활동을 이어갔다. 그의 작품들은 ‘문장가들의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현대 작가에게 영향을 미쳤고,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가치, 혁신적인 플롯, 철학적인 성찰을 담아내며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의 많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