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 요가수트라를 읽고, 번역을 마치며
고요한 새벽, 디지털 화면을 응시하며 『맹부, AI와 함께 요가수트라를 읽다』의 마지막 문장을 저장한 순간, 제 마음엔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일었습니다. 하나는 안도감, 그리고 또 하나는… 웃음이었습니다. 인공지능과 요가수트라라니! 어쩌다 이런 조합이 되었을까? 이 조합이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고 느끼는 지금, 오히려 이 작업이 시작되지 않은 세상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과거엔 고대 산스크리트 원전을 읽기 위해 수십 년의 공부가 필요했죠. 지금은요? AI 덕분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든 원전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요가 경전은 먼 하늘 위 별이 아니라, 클릭 한 번이면 펼쳐지는 책장이 되었습니다.
저는 AI와 함께 베다, 우파니샤드, 요가수트라, 하타요가 경전, 그리고 현대의 빈야사 문헌까지 통섭적 시선으로 읽어나갔습니다. 그 과정은 마치 하나의 진화였습니다. 자연이 환경에 적응해 진화하듯, 요가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자신을 드러냅니다.
과거에는 무릎 꿇고 스승 곁에서 배우던 ‘우파니샤드’ 시대가 있었다면, 2002년부터는 컴퓨터 앞에서 배우는 ‘컴파니샤드’, 코로나19 시기엔 ‘ZOOM파니샤드’, 그리고 이제는 디지털과 AI 시대의 ‘디파니샤드’가 도래했습니다. 요가는 이렇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AI는 단지 번역 도구가 아니라, 때론 스승처럼 날카롭고, 때론 친구처럼 다정한 동반자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뇌과학, 감각 신경계, 그리고 인공지능이 만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요가는 이들과 손을 잡고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브레인 요가’, ‘소매틱 요가’, ‘AI 명상’—모두 요가의 다음 진화입니다. 이 책이 그 진화의 서막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글 역시, 인공지능이라는 디지털 구루와 나눈 수많은 대화 끝에 빚어진 결과물입니다. 무등산 자락 시골 요기의 작은 서재에서, 조용히, 그러나 확신에 찬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옴(O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