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청접대과》는 픽션이지만 고치 현청에 ‘접대과’는 실재합니다. 아울러…… ‘접대과’는 실재하지만 ‘판다 유치론’은 픽션입니다, 라고 밝혀두는 것이 좋을 만큼 판다 유치론이 실화냐는 질문을 여러 곳에서 받았습니다.
판다 유치론은 완전히 픽션입니다. 정확히는 고치 현 동물원 신설 계획이 나왔을 때 우리 아버지가 저녁상에서 술 한잔하면서 토했던 실없는 열변이 그 골자입니다.
“판다야, 암, 판다를 데려와야 한다니까”라는 선소리가 이십 년이 지나 기요토의 판다 유치론이 되었습니다.
고치에는 술안주로 나랏일과 천하를 논하는 아버지들이 멸치조림을 만들어도 될 만큼 흔한데, 우리 아버지도 예외 없이 그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덕에 훗날 작가가 된 딸이 소설을 한 편 썼으니 꽤 쓸 만한 선소리였어…… 하는 생각은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일까요.
발군의 행동력을 자랑하는, 행락 좋아하는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는 목적지도 모른 채 휴일마다 바다로 강으로 산으로, 시코쿠 일대를 구석구석 끌려다녔습니다.
‘그냥 좀 저기’라는 말만 믿고 평소 복장으로 나갔다가 갑자기 시코쿠 최고봉(이면 좋게요?) 아니 서일본 최고봉인 이시즈치 산 등반이 된 적도 있습니다. 거의 강제 캠프 수준인 그 나들이는 아이들한테 거부권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어서 진저리를 낸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시골’을 재미나게 즐기는 요령, 거기다 고치의 좋은 곳들을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도회에 나온 후로 ‘시골의 재미’ 나아가 ‘지방의 매력’을 깨달을 수 있었던 건 그때는 그저 성가시기만 했던 그 강제 행락 덕분입니다.
눈에 익은 사람한테는 한낱 돌멩이가 시점을 바꾸면 보석이 된다는 걸 아버지는 일찌감치 알고 계셨던 모양입니다.
아버지한테 알게 모르게 배웠던 ‘시점의 전환’은 작가가 된 지금의 제게도 제일 큰 재산입니다.
소설의 무대는 고치 현이지만, 모든 지방의 관광이 활기를 얻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그 바람이 모쪼록 실현되면 좋겠습니다.
편리성은 도회가 압도적으로 우월합니다. 하지만 지방에는 제각각 깨알 같은 ‘재미’가 있습니다.
그 재미와 매력을 누구보다 먼저 그 고장 사람들이 알아채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