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원론에서 강조하듯, 시장경제의 주체는 기업, 가계, 그리고 정부이다. 그중 소비자로 대표되는 가계는 경제활동의 최종적 수요자로서 시장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함으로써 시장의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현실에서 소비자주권(consumer sovereignty)은 여러 제약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정보 비대칭, 불공정 거래, 독과점 구조 등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약화시키며, 생산자 중심의 시장 구조는 소비자 관점에서의 정책적 고려를 취약하게 한다.
소비자중시의 시장경제론(2020) 출간 이후 5년여 만에 ‘시장경제와 소비자정책’을 새롭게 집필하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경제 환경은 팬데믹을 거치며 급변하였고, 디지털 경제와 글로벌화로 인해 소비자문제도 더욱 복잡하고 난해해졌다. 이번 책은 기존의 틀을 넘어 이러한 변화된 환경을 반영하고, 소비자 후생 증진을 위한 이론적·정책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책의 구성은 총 7부 17장으로 이루어졌으며, 저자의 오랜 동료이자 지방 소비자정책 전문가인 강수현 박사가 4개의 장(13장, 14장, 16장, 17장)에 대한 책임 집필을 맡아 함께 완성했다. 강 박사의 깊이 있는 통찰과 협력은 이 책의 수준을 한층 높여주었다. 이 책은 또한 소비자문제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다루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각 장마다 흥미로운 사례(여담 시리즈)와 실질적 정보를 담아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특히, 소비자 보호, 시장경쟁, 글로벌화, 디지털 경제 등 현대 소비자문제의 핵심 주제들을 포괄적으로 조망하면서도 한 학기 강의용 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번 책의 출간도 여러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론적 기반을 다지고 실질적 사례를 제시하는 데 조언을 아끼지 않은 동료 연구자들과, 교정 작업을 도맡아준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출판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문제와 경제정책의 학술적 중요성을 인정하며 출간을 지원해 준 박영사의 안종만 회장과 편집부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 책을 집필하며 소비자와 시장경제, 그리고 소비자정책에 관한 이론적 토대를 다양한 경제 현상과 연결하여 설명하고,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자 노력했으나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이러한 부족함은 저자의 능력 부족 탓이며, 독자 여러분의 건설적인 비평과 조언을 통해 앞으로 보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이 책이 소비자문제와 관련 정책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유익한 통찰을 제공하고, 나아가 소비자의 후생 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5년 1월 29일(乙巳年 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