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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심재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3년, 강릉

최근작
2025년 3월 <두부와 달걀과 보이저>

그늘

네 개의 방에 대하여 생각함 1. 남쪽의 어느 오래된 궁전에는 사람이 겨우 누울 만한 방이 하나 있다. 2. 칼은 제 칼집 속에서 울 때 비로소 칼이 된다. 3. 내가 어릴 때 다니던 골목길에는 그 가로등 아래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겨울밤이 있었다.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

잠들기 전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의 역사는 내일의 것이지만 나는 아직 잠들지 않은 나의 것이고 내가 뱉은 시들은 시집의 것이라고. 그러면 창밖의 저 하현은 누구의 것입니까? 모로 누워서 한쪽 어깨가 아픈 사람의 것입니까? 우리의 것입니까? 아직은 시가 되기 전의 그저 하현일 뿐입니다. 조금 더 서쪽으로 갔습니다.

두부와 달걀과 보이저

‘생활’을 좋아한다. 살아 있고 살아간다는 말이다. 생활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 혼자 오기도 하고 여럿이 오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은 오전에 장을 보고 오후에는 수리점에 가서 수리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좁고 긴 지하도였다. 사람들을 헤치고 다가와 내 곁을 그저 스치고 지나간 사람이 있었다. 지금 그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저녁 내내 그의 붉게 운 눈이 사라지지 않는다. 고장난 것을 다 고칠 수는 없지만 생활은 이어진다. 생활은 무엇일까. 2025년 2월

용서를 배울 만한 시간

길에 떨어져 터진 버찌들을 보면 올려다보지 않아도 내가 지금 벚나무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등뒤에서 울음소리가 들리면 돌아보지 않아도 그것이 이별이라는 것을 안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은 어디에나 있다. 보리 추수는 이미 지났고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지는 오래다. 보리서리를 눈감아주시던 외할머니의 거룩한 삶이 대관령 아래에 있었다. 검은 흙 속에서 감자가 익으면 여름이라는 것을 알 듯 내 몸이 강릉에 가고 싶을 때가 많다. 강릉은 누구에게나 어디에나 있다.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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