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공중 곡예』는 희극적 풍자와 장르 실험이라는 두 경향을 그 어느 때보다 과감히 시도한 작품으로, 중국 소설 문학의 원류인 기담이사 전통을 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역사소설 장르와 강제로(!) 결합한 뒤 동서양의 수많은 문학작품의 유산을 끌고 와 다채로운 문양을 수놓고 있다. 이렇게 정신이 없을 정도로 떠들썩한 바로크적 카니발을 통해 작가는 뛰어난 문학적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다.
화가에게 집이란 번잡한 세상을 피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도피처를 제공하기도 하고, 당대에 이해 받지 못한 작가의 작품을 후대에 전하는 미술관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거주지가 작품세계와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하고(모네가 식당에 걸어놓은 일본 판화들이나 그가 공들여 조성한 정원은 모네의 그림에 나타나는 특유의 색감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집 자체가 캔버스가 되거나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이렇게 집과 예술가가 관계 맺는 방식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한눈에 들어온다. - 옮긴이의 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