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책이 가득한 집에서 자라서 그런지 항상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혼자서 온갖 이야기를 상상하기를 즐겼고, 대학생 때부터는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동화와 소설로 써보곤 했습니다. 한참 후에 문득 돌아보니 내가 쓴 글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많이 써 댔는지 스스로 신기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유명한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써 놓은 많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버려졌고 남들이 알아주는 일도 아니었지만, 글을 쓸 때 그냥 기분이 좋고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제 이야기를 재밌게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했고요.
이 책의 주인공인 샥샥이도 가슴 두근거리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샥샥이만의 개성을 발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을 수도 없는 신발에 너무 집착하는 대신 말이에요.
『빤짝빤짝 신발 창고의 하얀 유령』은 ‘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발을 좋아하는 뱀’ 샥샥이를 통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을 구하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자주적인 삶의 모습’을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 주고자 하였습니다. 학교와 사회에서는 순응과 질서를 요구하지만, 문학은 한 사람의 생명력을 한껏 펼치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이 작품은 그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원고를 재미있게 읽어주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