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는 왜 그렇게 쓰였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이곳에 있어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
삶도 마찬가지다.
나는 여기에,
이렇게 있어야 할 것 같다.
이 시들은 혼자 쓴 게 아니다.
시대가 내 사상이다.
가족과 ‘그들’이 나와 함께
이 시들을 썼다.
이 시집은 열리고 닫힌다.
나는 안에 있다.
2012년 6월 - 시인의 말
어느 날, 사랑에 관한 한시를 읽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알았죠. 나, 바보였구나.
부끄럽고 두려워서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도 멀뚱히 서 있기만 했구나.
붙잡지도 매달리지도 못했구나.
당신도 그래요? 당신도 사랑이 지나가는 걸 보고만 있었어요?
망설이지 말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이 글들을 썼습니다.
당신이 잘 해내면 나도 잘 해낼 것 같아서요. - 글쓴이의 글
이건 이우성의 자존심입니다. 새 책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산문과 인터뷰, 이우성 식 크리틱에 대한 제 긍지는 가히 구름을 뚫습니다. 저는 훌륭한 스승들에게 배웠습니다. 그 분들께 배운 제 겸손은 문장과 사유에 있을 뿐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 있지 않습니다. 눈부신 고유함을 책에 담았습니다. 압도적으로 진심 그 자체인 수류산방 출판사에서 출간됩니다. 사랑하고 우러러보는 김민정 시인과 어느 한 시절 층을 사이에 두고 기사 마감을 함께 하던 정준화 선배가 추천사를 써 주었고, 동생이자 후배인 성중이가 프로필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저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가와 저널리스트의 삶을 살고자 합니다. 이 책을 품고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