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선'은 1975년 4월, 안수길 선생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발표된 작품이다. 당시는 두 번 추천을 거쳐야 했는데, 선생은 너무 늦었다면서 해를 넘기지 못하게 하셨다. 그래 쓰여진 것이 '운암도'이고, 그해 12월호에 게재됐다. 그러나 본래 느려터진 둔재에다 엉뚱하니 동화까지 손대다 보니 몇 편 건지지도 못했다. 그나저나 그로부터 꼭 30년이 지나서 첫 작품을 표제작으로, 그리고 올해 30세가 찬 큰 아이 그림으로 표지를 꾸며 책을 내니 감회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