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계에 '존재의 시원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 작가. 진지한 주제 의식과 고도로 정제된 시적 문체 등은 윤대녕 특유의 문학적 등록상표이자 창작특허다.
1988년 대학을 졸업한 해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원'이 당선되었고, 2년 후 「문학사상」 신인상도 받았지만 당장의 밥벌이를 위해서는 직업을 가져야 했다. 몇몇 출판사와 기업체 홍보실을 전전하기를 7년.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데, 기계적인 직장생활을 계속 견뎌낸다는 것이 그에겐 영 힘든 일이었다. 시간 나면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발길 닫는데로 전국을 돌아다녔다. 폭음으로 위장이 고장나기도 했다. 결국은 1994년 4월 첫 창작집 <은어낚시통신>을 내고서야 벼르고 벼르던 전업작가 대열에 들어섰다.
그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작가, 발로 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소설을 위해 불교서적, 물리학, 신화, 민속학 등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가 하면, 소설 속에 나오는 그 많은 지명과 장소는 일일이 직접 답사한다. 그래서 윤대녕은 '내 소설의 99는 공부와 노력의 결과'라고 말한다.
정신주의와 신비주의를 진하게 풍기는 독특한 문학세계, 속도감과 리듬, 영상적 효과까지 감안한 정제된 문체, 그리고 탄탄한 구성에 이르기까지 윤대녕은 자신만의 장점을 여럿 지닌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