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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이전까지 충무로에서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로카르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배용균은 살아있는 신화가 됐다. 각본, 연출, 제작, 촬영, 조명, 미술, 편집 등 영화제작의 전과정을 혼자 해낸 배용균 감독의 ‘완전’작가주의는 영화가 개인예술일 수 있는 희귀한 실례를 제공하며 기성 영화인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의 이력에 관해 알려진 것이라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했고 파리대학에서 조형예술학 석·박사과정을 마쳤으며 현직 효성가톨릭대 서양화과 교수라는 사실 정도. 그는 작업과정에 대해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작업하며 인터뷰를 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데 영화를 시작하게 된 동기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화가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무렵 예술이라는 것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위대한 일이라는 자각을 하게 된 것이다. 중학교 2∼3학년 때 영화에 눈을 떴고 감독이 되겠다는 포부도 갖게 됐다. 영화도 화상이미지를 통해서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전달하게 되는 것이란 점에서 화가가 되는 것과 감독이 되겠다는 2가지 소망을 갖게 됐다. 내 인생에서 내가 해야 될 2가지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영화공부에 관한 한 모든 게 독학이고 기술적인 것도 모두 혼자 공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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