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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배용균

성별:남성

출생:1951년 (전갈자리)

직업:감독

기타:서울대 회화과, 파리대학에서 조형예술학 석·박사과정

1989년 이전까지 충무로에서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로카르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배용균은 살아있는 신화가 됐다. 각본, 연출, 제작, 촬영, 조명, 미술, 편집 등 영화제작의 전과정을 혼자 해낸 배용균 감독의 ‘완전’작가주의는 영화가 개인예술일 수 있는 희귀한 실례를 제공하며 기성 영화인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의 이력에 관해 알려진 것이라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했고 파리대학에서 조형예술학 석·박사과정을 마쳤으며 현직 효성가톨릭대 서양화과 교수라는 사실 정도. 그는 작업과정에 대해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작업하며 인터뷰를 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데 영화를 시작하게 된 동기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화가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무렵 예술이라는 것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위대한 일이라는 자각을 하게 된 것이다. 중학교 2∼3학년 때 영화에 눈을 떴고 감독이 되겠다는 포부도 갖게 됐다. 영화도 화상이미지를 통해서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전달하게 되는 것이란 점에서 화가가 되는 것과 감독이 되겠다는 2가지 소망을 갖게 됐다. 내 인생에서 내가 해야 될 2가지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영화공부에 관한 한 모든 게 독학이고 기술적인 것도 모두 혼자 공부했다.”

그의 첫 영화 <달마가…>는 산사에서 수도생활하는 세사람의 스님에 관한 영화다. 입적을 앞두고 있는 노스님 혜곡, 사바세계에 두고 온 눈먼 어머니가 주는 번민으로 괴로워하면서 도를 깨치기를 갈망하는 젊은 스님 기봉, 고아로 태어나 산사에서 자란 동자승 해진이 그 세 스님. 혜곡 스님이 세상을 떠난 뒤, 두사람은 거기서 깨달음을 얻고 각자의 길을 간다. 자연광을 이용, 고고한 선의 세계를 담아낸 이 영화는 해천이란 마을을 찾은 낯선 중년남자가 하룻밤 동안 겪는 사건들을 그린 두번째 작품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1996)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달마가…>가 낮의 영화라면 <검으나…>는 밤의 영화다. 선의 세계에 대한 깨달음이 있던 자리엔 우리 현대사가 생채기난 모습 그대로 자리잡았고 강과 산과 들이 조화를 이뤘던 자연의 풍광은 거대한 산업도시의 괴물 같은 파이프와 탱크의 움직임으로 바뀌었다. 동양화와 유화가 대칭을 이룬 형상. 실제 그는 <검으나…>의 촬영을 위해 세달간 어둠 속에서 살며 야간조명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고 공장지대에 작은 조명을 일일이 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두 영화 사이에 선명한 차이만 있는 건 아니다. 배용균의 작가주의는 전작의 그림자를 지워내면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두 영화 모두 배우는 아마추어 연가자로 이뤄졌고 작업 전과정을 거의 감독 혼자 해냈으며 빛에 대한 엄격한 통제로 만든 화면은 독창적이다. <달마가…>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선문답은 <검으나…>에서도 그치지 않는다. 역사의 현장을 생생히 증언하는 것 같다가 다음 순간 끝도 없는 선문답의 세계에 빠져드는 <검으나…>는 “한 민족의 운명에 관한 비유”가 됐다가 “진실과 역사에 관한 철학적 고찰”로 단숨에 비약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장면 하나하나의 의미에 빠져들다 보면 줄거리는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지듯 새나가버린다. 그의 완벽주의에 관해선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달마가…>의 프린트를 만들 때 배용균은 천수백커트나 되는 이 영화를 커트별로 색상과 농도의 차이를 기억해 색보정기사에게 따졌다. 그는 당시를 “난투극이라도 벌였던 느낌”이라고 말했는데 <검으나…>의 후반작업 역시 전쟁 같았다. OK프린트가 나오기까지 7번 새 프린트를 떴기 때문이다.

영화가 대중예술이 돼야 한다고 믿는 이들은 배용균 영화의 이런 관념적 성격과 완벽주의가 못마땅할 테지만, 배용균의 영화미학이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간 공적까지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예술관을 이렇게 피력한다. “나는 비구상작가의 편에 서 있는 사람이다. 이 점이 내가 간혹 타르코프스키와 비교되는 근본이유라고 생각된다. (중략) 영화는 예술과 대중적 상품 사이의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숙명처럼 받아들여져 있고, 우리 모두는 그 숙명에 철저히 길들여지고 세뇌되어 있다. 나는 그 숙명에 완강히 저항하고자 한다. 그것이 내가 영화예술에 바치는 경애심이다.” 철저히 수공업적 방식으로 일하는 배용균은 자신의 30대를 <달마가…>를 완성하는 데 바쳤고 그로부터 5년 뒤 <검으나…>를 완성했다. 아마 그가 다음 작품을 완성하는 데도 5년 이상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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