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안원에서 사이버 위협 대응 업무를 하고 있다. 국가 배후 해킹 위협과 사이버 범죄를 주제로 Black Hat Europe, Black Hat Asia, CODE BLUE 등 유수의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여했고, KITRI의 Best of Best 프로그램 멘토로 활동하며 우수한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세상은 점점 더 많은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세탁기, 청소기, TV, 에어컨, 자동차, 손목시계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사물이 컴퓨터화되고, ‘스마트’라는 접두사가 붙어 스마트 TV, 스마트 에어컨, 스마트 워치라 불리며, 인터넷 연결 이전의 제품들과 구분돼 호칭되고 있다.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이유는 바로 사용자의 편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면 편의성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부작용도 함께 동작한다.
2013년, 세계적인 해킹 콘퍼런스인 블랙햇 USA에서 우리나라의 유명 해커 이승진(aka Beist) 씨는 국내 대기업의 스마트 TV를 해킹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 중 조작된 재난 방송이 TV 화면으로 송출되는 것을 시연했는데, 이러한 공격이 현실에서 발생한다면 매우 큰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고 컴퓨터화되는 속도를 보안이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스마트 TV와 같은 대기업의 제품은 취약점이 발견되면 빠르게 조치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수많은 IoT 기기는 악의적인 해커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취약점을 가진 공유기와 IP 카메라는 누군가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봇넷 악성코드에 감염돼 지구 반대편에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DDoS 공격에 사용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단순한 보안 서적을 넘어 가정과 기업에서 사용하는 IoT 기기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더 나은 보호 모델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사물인터넷 인증 제도를 시행했지만 의무가 아니기에 아직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데,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선택한 IoT 기기 해킹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관점 변화를 시작으로 사물인터넷 생태계가 안전하게 보호되는 환경이 조성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