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장진영은 상명여대 의상학과를 졸업하였다. 1996년 KBS <내안의 천사>에 출연하면서 탤런트로 데뷔한 장진영은 1999년 <자귀모>로 영화계에 선을 보였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후 그녀는 여러 광고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는 높였지만 배우로서 뚜렷한 캐릭터는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장진영은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당차고 선머슴같은 레슬링 관장의 딸을 중성적인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반칙왕>에서 호평을 받은 것과는 달리 2000년에 개봉한 <싸이렌>에서는 또 다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윤종찬 감독의 <소름>에 출연한 것은 영화배우로서의 장진영에게 탁월한 선택이었다. 매맞는 아내 역을 맡아 이전의 이미지와는 달리 살인을 저지르는 황폐한 여인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그녀는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는 다른 이의 첫사랑을 찾아주려 노력하는 순수한 여자를 연기하여 또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2003년에 장진영은 <싱글즈>를 통해서는 개성있는 현대 여성을, <국화꽃 향기>에서는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을 맡아 폭넓은 연기 변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2005년 <청연>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비행사 역할에 도전하였지만, 흥행에 참패하였다. 2006년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 호연하며 제27회 청룡영화상과 제5회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7년 12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가 방송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SBS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로비스트라는 새로운 직업을 연기하였고, 이 작품은 그녀의 유작이 되었다.
2008년 9월 위암판정을 받고 1년 여의 투병생활 끝에 2009년 9월 1일 상태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