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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철1974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엔 시인(詩人)을 지망했고 고려대 국문과에 들어갔다. 한때 열병처럼 일본 소설앓이를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노르웨이의 숲〉원서를 열 번 넘게 완독했다. 도쿄에 넘어가 와세다대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공부했다. 일본에 대한 열정이 식었고, 한두 해 만에 포기하고 돌아와 서울에서 기자(記者)가 되었다. 10여 년간 테크놀로지와 미디어를 취재했다.《소통하는 문화권력 TW세대》(저서),《손에 잡히는 유비쿼터스》(번역서) 등 몇 권을 쓰거나 번역했다. 도쿄 탈피에서 15년이 지난 2014년, 다시 도쿄에 갔다.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으로 1년간 머물렀다. 다시 일본 열병이 들었다. 마흔이 넘어 든 열병은 열감(熱感)에 잠 못 들어 하루키를 집어 드는 스무 살 청년 때와 달랐다. 끊이지 않는 미열(微熱)의 밤엔 야마모토 시치헤이의 일본론인《공기의 연구》를 읽었다. 세상이 모두 아는 일본을 나만 모르는 것인 양 닥치는 대로 읽고, 눈이 충혈되도록 고민하고, 다음날 일본인 지인을 만나 물어볼 질문을 생각하며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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