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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송은숙

최근작
2024년 11월 <열두 개의 심장이 있다>

송은숙

대전에서 태어나 2004년 《시사사》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돌 속의 물고기』 『얼음의 역사』 『만 개의 손을 흔들다』, 산문집 『골목은 둥글다』 『십일월』 등을 냈으며 ‘화요문학’과 ‘봄시’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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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골목은 둥글다> - 2018년 8월  더보기

산책을 좋아한다. 기형도의 시 「질투는 나의 힘」에 나오는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어슬렁대며 기웃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내 등단 시의 제목도 「개처럼 걷는다」였다. 개는 여기저기 킁킁 냄새를 맡으며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비뚤비뚤 걷는다. 타고난 산책자이다. 산책의 산(散)은 흩다, 헤매다란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 산문(散文)에도 이 글자가 들어간다. 그러니 산문은 글자 수나 운율 같은데 얽매이지 않고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듯 쓴 글이라 하겠다. 몇 해 동안 울산신문에 산문을 쓰면서 이 산책하는 글의 매력을 체감하고 있다. 그 시작이 벌써 5년 전 일이라, 지나치게 사적이거나 시사적인 글을 거르고도 책을 한 권 엮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소재별로 나눈 뒤 순서대로 수록하고 연도를 표시하였다. 시작은 「겨울의 맛」이었고, 끝은 「눈은 마음의 창」이다. 5년 동안 혀끝에서 눈으로, 이를테면 구체에서 추상으로, 즉물적 감각에서 사변적 관조로 움직인 셈이다. 이제 혀끝의 명징한 감각을 회복하고 싶다. 시를 쓰다 보니 시를 인용한 경우가 빈번하다. 역시 산(散)이다. 그리고 산(散)은 산(産)이고, 산(山)이고, 산(傘)이다. 또 산(算)이기도 하다. 산(算)에는 ‘세다’란 듯 외에 ‘대나무 바구니’란 뜻도 있다고 한다. 바구니에는 텃밭의 상추와 풋고추와 애호박을 따서 담겠다. 봉숭아 꽃잎과 멧비둘기 울음과 햇살 한 줌도 넣어야지. 낡은 구두 한 짝과 유리창에 서린 입김도. 글을 쓰는 사이 나도, 세상도 많이 변하였다. 광장에서 촛불을 든 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관계는 요동을 치고 있다. 앞으로 5년 뒤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 정비석의 「산정무한」 같은 금강산 기행문을 쓰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시는 그렇지 않은데, 산문을 쓰면 꼭 남편에게 읽어주고 조언을 듣는 편이다. 훌륭한 독자이자 비평가의 역할을 해온 남편과 산문을 쓰도록 마당을 마련해 준 김주영 기자님, 그리고 강현주 기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8년 한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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