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당신이 탄생시킬 문장’의
밑거름이 되기를!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작가로서 활동하는 내내 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꺼리며 말했다.
“나비 날개의 무늬가 어떠하든 독수리 깃털이 어떤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든, 그것을 보거나 그것에 대해 말하는 순간 사라지고 만다.”
이러한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소설들과 편집자, 친구, 동료 작가, 비평가들에게 보내는 편지, 인터뷰, 칼럼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글을 남겼다. 글쓰기에 대한 그의 글들은 현존했던 그 어떤 작가의 것보다 더 명확하고 근사하다. 일생에 걸쳐 쌓인 그의 글쓰기에 대한 견해와 관찰은 상당한 양을 이뤘고, 그중 대부분은 그것을 담고 있는 텍스트에서 쉽게 발췌할 수 있었다.
이 모음집이 나올 수 있었던 과정은 다른 책들이 그렇듯이 헤밍웨이와 그의 작품에 대한 나의 애정, 그의 글에 대한 나의 연구가 발단되어 수년 전에 처음 시작되었다. 그리고 토마스 H. 무어가 헨리 무어의 쓰기에 대해 남긴 글들을 모았던 비슷한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어떤 주제에 관해 한 사람이 평생 동안 밝혀 온 생각을 모으는 일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다른 많은 사람이 어떤 주제에 대해 가진 생각들이 그러한 것처럼, 글쓰기에 대한 헤밍웨이의 글도 그의 세계 속에 흩뿌려져 있다.
내가 그 조각들을 다시 가져와서 여러 범주로 나누어 정리하는 동안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서로 다른 시기에, 다른 국가나 도시에서 무작위로 쓰인 글들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마침내 마술처럼 퍼즐 조각이 끼워 맞춰진 것이다.
이러한 일은 녹음된 인터뷰를 받아 적는 사람들에게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과 비슷하다. 중간에 주제를 벗어나서 한참 동안 다른 주제에 관해 계속 얘기하다가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와, 정확히 주제에서 벗어났던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다시 이야기를 맞춰가는 것처럼 말이다.
다양한 기사, 편지, 책에서 글쓰기라는 정해진 주제에 대한 헤밍웨이의 견해를 꾸준히 발췌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마치 이것이 수십 년에 걸쳐 꾸준히 발표된 하나의 메시지가 다른 자료의 행간 사이에 끼워 넣어진 것처럼 맞물려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에서 그 느낌을 유지하고 싶었다.
이 책에는 글쓰기의 기술, 작업 습관, 규율 등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구체적인 조언들이 가득하다. 또한 작가의 본질과 작가 생활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헤밍웨이의 성찰도 담겨 있다. 보편적인 지혜와 위트, 유머와 통찰력, 작가라는 직업의 진실성에 대한 견해를 통해 헤밍웨이의 인품이 드러난다.
모든 작가, 글쓰기를 공부하는 학생, 일반 독자들에게 도움되고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많은 자료를 찾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헤밍웨이가 에서 말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문장 하나를 쓰는 데 도움주기 위해 태어난 작가들이 있다. 나는 이 모음집이 ‘당신이 탄생시킬 문장’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