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았구나,
되뇌었다. 살아남았음을 감각하면서도 살아가는 것은 어떤 삶이지, 되물었다. 어떤 삶이 되어야 하는지도 되물었다. 그 와중에도 희곡을 쓰고 있었고, 그래서 희곡을 쓰나 싶었고, 그러니까 희곡을 써야겠다고, 되씹었다.
그럼에도 세상을 사랑하겠다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이따금 지나치게 가까운 곳에서, 이따금 너무나도 멀리에서, 이따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따금 아주 익숙한 곳에서 마주했다. 지켜보려 했다. 정말 지켜보려고만 했다. 하지만 구슬! 그 안에 구슬을 두고 싶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세계를 우리 곁에 두고 싶었다.
이건 살아남았음을 감각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선물.
2022년, 봄을 앞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