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90주년을 맞는 멕시코 혁명은 국제적인 기준에서 볼 때 많이 연구된 주제이다. 멕시코란 나라의 실용적인 가치 때문만이 아니라 멕시코 혁명 그 자체가 가지는 역사적 의미가 실로 매우 깊고 넓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멕시코 혁명에 대한 지식만을 얻고자 한다면 영어나 스페인어를 배워 직접 그 저작들을 읽거나 좋은 번역자가 정성들여 번역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때로는 우리 자신의 시각으로 멕시코 혁명을 관찰하고 해석할 필요를 느낀다. 멕시코 혁명에도 이승만과 장면과 박정희가 있다. 유비나 관우, 장비, 조조와 같은 인물들이 있으며, 심지어 매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던 진복기 씨와 같은 사람도 발견할 수 있다. 칭기즈칸의 전법이나 서희 장군의 담판, 오다 노부나가의 싸움을 연상케 하는 장면도 있다.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이 사랑과 눈물, 배반, 의리, 지혜, 안타까움이 장면 장면마다 풍성히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인들의 역사적 경험을 나눔으로써 우리의 삶을 보다 값지고 풍부하고 지혜롭게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멕시코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멕시코를 최대한으로 희화화하려는 서구우월론자들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자유와 정의를 얻기 위해 노력해온 멕시코인의 역사적 투쟁을 편견 없이 파악하려는 노력이며 그러한 멕시코인의 투쟁에 대한 한 한국인의 찬양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