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기존의 틀을 깨는 실험은 지속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발생된 문법 적용은 시로 하여금 보다 높은 경지의 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 조금씩 진화를 필요로 하는 21세기의 시를 위해 달라야 할 문장들의 태도랄까. 감동의 본질을 문장에 종속시킨 시들은 이질적인 사유의 곡절을 줄기차게 뽑아내야 했다. 다른 것은 다르게 운동한다는 비연동적인 작용들은 응답을 실현할 가치의 대안으로 거듭나려는 반동이리라. 이를 ‘작용’으로 보는 역학적 입장에선 자기실현을 끌어낼 장치겠으나, 지향을 따르는 저마다에 사유의 축을 옮긴다는 점에서 괄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진정성으로 수용되는 서정적인 견해들 역시 합리적인 대답을 위해, 여타의 지적욕구를 배제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처럼 재현 장르가 갖는 가공성을 철저히 따르는 차이 지향은, 기록 수단을 넘어선 관점의 이동과 인식론적 위치 변화를 구해내고 있다.
- 2022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