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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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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가혹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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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2025년 1월 2일 출고 
‘진정한 생활인 정진호’라는 말이 가능할까. 정진호의 시는 시로 기획되었다기보다 시 이전의 일상어이다. 자신이 하는 일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한 치의 간극도 없이 밀착시켰기 때문에 언어는 수사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도 없이 시가 되었다. 나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고. “집에 가는 아내에게/ 안겨줄 상추며 울릉취나물 방풍나물까지/ 까만 비닐봉지 하나 가득 챙기다// 문득 친정 왔다 떠나는/ 딸 보내는 엄마의 마음일까/ 울컥/ 그만 쪼그려 앉아/ 눈시울 붉힌다”. 자신은 학교의 관사에 있고 마누라를 집에 보내며 딸을 보내는 친정엄마의 마음에 감정이입하는 이 사내의 특별한 심장을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그는 그가 만나는 대상들에 이 시 못지않은 몰두와 돌진을 감행한다. 그는 돌진이나 감행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하는 것 같다. ?고향?, ?수건을 개면서?, ?등 2계?, ?봄봄? 등 만나는 대상들을 늘 그렇게 절절하게 뜨겁게 대한다면 그는 그 엄청난 감정소모를 어떻게 견디는 걸까. 그가 술에 가까운 이유 중 하나의 비밀이 여기 있는 건 아닐까. 기타를 껴안고 살면서 자신의 헤진 서정을 위무해 줄 애인처럼 쓰다듬는 걸까. 그와 가까이 지낸지 1년이 좀 넘었다. 아직 마주 앉아 술 마실 기회가 없었다. 그의 거처 농막에 가서 나도 술 한잔 걸치며 슬슬 비밀을 캐야할 날이 곧 올 것 같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1일 출고 
타고난 것인가, 깨달은 자의 것인가. 황예순! 그 사람은 늘 약간 신비한 그 무엇인가를 간직하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다. 안쪽에 무엇인가를 갖고 있다는 듯, 바깥에 머나먼 그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있다는 듯, 때로 알 수 없는 물결이 그의 입가에 스쳐간다. 그를 만난 게 10여 년 전에 진행했던 지용문학교실에서였는데 그 후 이런저런 모임에서 틈틈이 그를 만났다. 그동안 그는 한 번도 열 받은 표정을 짓거나 열 받는 말을 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문학 모임에서 만났다. 사람들이 어떤 일로 모두 열 받아서 목청이 높아질 때도 그는 별 표정 변화가 없다. 그가 아주 심하게 화가 난 상황을 얘기할 때 그의 얼굴에는 모종의 미소 비슷한 표정이 스친다. 그러면서 말은 낮고 조용하고 부드럽다. 그의 타고난 기질인 것 같기도 한데 그가 어떤 수행의 과정에 있다는 걸 보면 전적으로 기질에만 기대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몸과 마음의 수련 공부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여기 그의 표정과 같은 시가 있다. 그가 겪은 삶의 신산(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 별로 말하지 않는다), 최근 옥천 사랑방문화예술교육 운영, 도자기 공부, 도서관 일 등의 과정이 모두 그의 시의 소재다. 시낭송 공부를 하고 민예총 일을 하면서 그를 둘러싼 사람들과 주변 이야기, 그는 다만 조곤조곤 이야기할 뿐이다. 역사와 지역과 서정과 낭만 그리고 쓸쓸함과 고난에 대해서까지. 만만하지도 않지만 만만하기도 한 우리의 삶의 이야기. 과잉이나 결핍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듯 그의 언어는 확실과 불확실의 경계를 낮고 조용하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선물로 받은 나무 한 그루” 같은 그가 우리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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