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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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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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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1930년대 권투 경기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열광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에 관한 개념 중 하나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임의적 재현이다. 당연히 그것은 여성의 ‘실제’가 아니라 남성이 바라는 여성의 모습이자 남성 그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한국의 신여성은 실재에 비해 과잉 재현된 일종의 현상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신여성’(new women)은 있어도 ‘신남성’, ‘구남성’이라는 말은 없다. 여성은 언제나 남성이 상정하는 시간성의 기표가 되기 때문이다. 남성 주체는 여성이라는 대상을 통과해 자신을 인식한다. 남성의 글쓰기가 여성에 대한 이중 메시지와 자기 분열로 점철된 이유다. 신여성의 재현 주체가 주로 남성이었다는 사실, 즉 ‘신여성 담론’은 여성도 근대적 보편성(평등)에 포함된다는 모던에 대한 남성의 당황과 두려움의 표현이었다. 동시에, 당대 신자유주의 통치 체제에서 여성의 개인화에 대한 남성의 반발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이것이 오늘날 여성의 시각에서 《신여성》을 재해석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이다. 이러한 작업은 여성의 역사뿐 아니라 남성의 역사를 새로 쓰는 일이다. 이 책은 이러한 사명의 선구자적 역할에 충실하다. 100여 년 전의 우리 사회의 일상사, 정치경제, 문화에 대한 지식만으로도 읽을 가치와 재미가 충분하다.
2.
'에브리타임' 지적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는 필자들의 분투가 한국 사회에서 소통을 포기한 많은 이에게 벅찬 위로가 된다.
3.
전쟁과 남성성의 관계는 정해진 법칙이 없다. 이 책은 남성성이 실체가 아니라 규범임을 증명한다. 전쟁 경험은 공동체의 문제의식과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평화의 자원이 될 수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 군사력 등 공사 영역에 걸쳐 세계 최고의 무장 국가인 한국사회의 필독서이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한국판 전쟁과 죄책’이 생산되기를 기대한다.
4.
“사회적 약자의 죽음을 지배 문화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고전이 될 만한 작품이다. (…) 책은 지적으로 풍요로우면서도 신랄하고 유려하다. 융합적 방식으로 공부한다면, 서양사를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텍스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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