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에도가와 란포와 함께 일본 미스터리의 역사 그 자체로 불리는
전설적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
그리고 그가 창조한 불후의 캐릭터 ‘긴다이치 고스케’
“나는 정의,
아니 진리의 편에 설 것입니다.”
독자들이 가장 사랑한 명탐정 긴다이치의 활약상 3편을 한 권에 담았다!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한국어판 출간 20주년 기념
특별 한정 합본판
에도가와 란포와 함께 전후 일본 추리소설의 토대를 쌓은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 1921년 단편 <무서운 만우절>로 데뷔한 이후 1981년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무려 60여 년간 현역 작가로서 정력적으로 작품 활동을 펼친 그는 일본 추리소설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무수하게 남겼다. 그중에서도 간판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오늘날 일본의 국민 탐정이자 명탐정의 대명사로 불리는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1946년 《혼진 살인 사건》에 처음 등장한 이래 작가 요코미조 세이시와 평생을 함께하며 마지막 장편 《악령도》까지 총 77편의 작품에서 활약한 이 탐정은 왜소한 체격에 허름한 옷차림, 비듬이 흩날리는 더벅머리를 득득 긁으며 흥분하면 말까지 더듬는, 언뜻 명탐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물이다. 이따금 사람이 죽어 나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명석한 두뇌와 특유의 인간미로 미국을 제외하면 가장 발달했다는 일본 추리소설 시장에서 수십 년간 어떤 캐릭터보다도 오랫동안 폭넓게 사랑받았다.
시공사는 2005년 《옥문도》를 시작으로 이 명탐정의 활약상을 한국에 소개해왔고, 2024년 《미로장의 참극》까지 총 13종 15권의 작품을 선보이며 단단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5년은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한국어판이 첫발을 뗀 지 꼭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20년간 변함없이 명탐정을 응원하고 기다려준 독자들을 위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긴다이치’ 시리즈 대표작 3종(《옥문도》 《팔묘촌》 《이누가미 일족》)을 한 권에 담아 특별 합본판으로 선보인다. 오래 곁에 두고 즐길 수 있도록 견고한 양장으로 제작하였으며, 한정 수량으로 소장 가치를 더욱 높였다.
본당과 선당을 잇는 복도 앞에 센코사가 자랑하는 매화 고목이 있는 건, 전에도 언급했을 것이다. 가을이라 꽃도 없고 잎도 시들어 있었지만, 남쪽을 가리키는 그 가지에는 너무나 무서운 것이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하나코는 자신이 매고 있던 오비로 무릎 언저리를 동여매고 있었다. 그 오비의 한쪽 끝은 아름다운 비단뱀처럼 매화 가지에 휘감겨 있다. 즉, 하나코는 매화 가지에 괴기스러운 비단뱀처럼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이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있다. 초롱불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그 눈동자가 거꾸로 지그시 일행을 응시하고 있다. 마치 모두가 놀라고 있는 걸 비웃기라도 하듯.
그때 갑자기 바다에서 불어온 음산한 바람이 센코사를 둘러싸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숲에 울렸다. 어딘가에서 비단을 찢는 듯한 요란스러운 새소리가 어둠의 공포를 힘차게 찢었다. 그 순간 거꾸로 매달려 있던 하나코의 몸이 흔들흔들 흔들려, 풀어헤쳐진 검은 머리카락 끝이 먹구 렁이처럼 꿈틀거리며 땅을 기었다.
_80쪽, 《옥문도》
봄이 늦게 오는 산골 마을에서는 아직 고타쓰를 사용하는, 4월 하순의 어느 밤에 일어난 일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갑자기 때아닌 총성과 심상치 않은 비명에 잠을 깼다. 총성은 한 발로 끝나지 않고 간격을 두고 두 발, 세 발 계속되었다. 비명, 고함 소리, 도움을 청하는 소리는 차츰 커져갔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하고 뛰쳐나온 사람들은 거기서 너무나 이상한 모습을 한 남자를 보았다.
그 남자는 깃을 세운 양복을 입고 발에 각반을 묶은 짚신을 신고 하얀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머리띠에는 불을 켠 상태인 막대기 모양의 회중전등 두 개를 뿔처럼 꽂고 가슴에는 마찬가지로 불이 켜진 내셔널 회중전등을 마치 축시 참배에 쓰는 거울처럼 매단 채 양복 위에 맨 허리띠에는 일본도를 차고 한 손에는 엽총을 들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걸 보고 모두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기겁하기도 전에 남자가 든 엽총이 불을 뿜자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져버렸다.
이 남자가 요조였다.
그는 이런 모습으로 단칼에 아내인 오키사를 베어버리고 그대로 미쳐서 집을 뛰쳐나왔던 모양이었다. 역시 두 고모나 아이들에게는 손을 대지 않았지만, 그 대신 죄도 없는 마을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돌아가며 어떤 사람은 베고 어떤 사람은 엽총으로 쏘아 죽였다.
_339~340쪽, 《팔묘촌》
긴다이치 고스케는 금세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이들 국화 인형의 얼굴은 모두 각각 이누가미 가문 사람들을 닮아 있었던 것이다.
기이치는 죽은 사헤에 옹이었다. 미나즈루히메는 다마요다. 앞머리를 내린 시종 도라조, 즉 우시와카마루는 저 기묘한 가면을 뒤집어쓴 스케키요를 꼭 닮았고 또 다른 시종인 지에나이, 즉 기산타는 여우 같은 스케토모다. 그리고 적 역인 가사하라 단카이는…….
긴다이치 고스케는 눈동자를 움직여 어슴푸레한 무대 안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그 순간 강한 전류가 관통한 듯 전신이 경련하고 마비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가사하라 단카이. 물론 그것은 판자처럼 떡 벌어진 스케타케였다.
하지만…… 하지만…… 가사하라 단카이라면 긴 머리를 뒤로 올려 한데 묶었어야 한다. 그런데…… 그 가사하라 단카이는 마치 현대인처럼 왼쪽에 가르마를 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한 저 생생한 검푸른 얼굴!
긴다이치 고스케는 다시금 강한 전류가 흐른 듯 꿈틀하고 격하게 경련하더니 무심코 한 발짝 발을 내밀었다.
“저건…… 저건…….”
혀가 입천장에 붙어 생각대로 말이 나와주지 않는다.
긴다이치 고스케는 몸을 앞으로 내밀고 푸른 대나무로 만들어진 칸막이를 부서뜨릴 것처럼 움켜쥐었는데, 그때였다, 가사하라 단카이의 목이 끄덕이듯 두세 번 흔들흔들 움직이나 싶더니 이윽고 몸통을 떠나 데굴데굴…….
_871쪽, 《이누가미 일족》
제1권 옥문도
프롤로그 긴다이치 고스케, 섬에 가다
제1장 고르고네스 세 자매
제2장 비단뱀처럼
제3장 하이쿠 병풍
제4장 범종의 역학
제5장 사요성천
제6장 밤에는 모든 고양이가 잿빛으로 보인다
제7장 보고도 놓친 단편斷片들
에필로그 긴다이치 고스케, 섬을 떠나다
작품 해설
제2권 팔묘촌
발단
제1장 사람 찾기
제2장 의혹의 인물
제3장 여덟무덤신
제4장 네 번째 희생자
제5장 갑옷 속
제6장 하루요의 격정
제7장 메아리의 십자로에서의 공포
제8장 절체절명
대단원
작품 해설
제3권 이누가미 일족
발단
제1장 절세의 미인
제2장 요키·고토·기쿠
제3장 흉보가 도착하다
제4장 버려진 배
제5장 상자 속
제6장 거문고 줄
제7장 아아, 잔인하도다
제8장 운명의 모자
제9장 무서운 우연
대단원
작품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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