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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교육과정을 지나온 이들에게 수학의 이미지란 빠르게 흐르는 시간 앞에서 초조해하며 의미도 모른 채 무시무시한 문제들을 마구 풀어재끼던 기억 같은 게 아닐까. 수학을 사랑하는 일부 천재들에겐 해당 사항 없겠지만, 적어도 내겐 그런 공포의 이미지로 남아있다. 이것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지 이 책의 저자 또한 "수학 수업은 아름답고 상상력 넘치고 논리적인 예술을 가져다가 잘게 채를 썬 다음 다시 원래대로 조각 맞추기를 하라는 불가능한 과제를 학생들에게 준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저자는 "수학은 더 나은 설명이 필요하고, 더 나은 설명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수학 교사인 본인이 '그 사람'이라는 결론에 다다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일상 속의 수학 개념에 흥미롭게 접근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상황들에서 저자는 기하학 확률, 통계 등의 수학 개념을 발견하고 해석한다. 어딘가 많이 부족해 보이지만 귀여운 그림들과 함께! 이 책의 목적은 무섭도록 빽빽한 설명으로 수학 문제의 정답을 맞히게 하는 것이 아닌, 아름답고 예술적인 수학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것. 책을 다 읽을 때쯤엔 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