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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문제였던걸까. 주희는 생각했다. (42쪽) 여행 중 주희는 즐거웠고, 그래서 뉴올리언스의 축제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싸구려 자개와 구슬을 잔뜩 엮은 목걸이를 목에 걸고, 사방에 터지는 핸드폰 카메라 플래시에 눈이 동그래져 어리둥절하게' 서있던 주희의 모습. 가슴을 보여달라고(show your tits!) 외치는 군중의 앞에 놀라서 선 주희의 얼굴이 아시안 창녀(asian slut)라는 제목을 달고 포르노 사이트에서 공유되고 있다. (<세실, 주희>) 박민정의 소설은 분노를 앞에 두고도, 들끓는 대신 잠시 멈추어 고민하게 한다. "저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slut이 아닙니다." 자신의 영상을 내려 달라고 쓰는 주희의 메일, 평범한 시민이 아니라면 이 일은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었을까. 뉴올리언스의 뒷골목에서 소녀상이 놓인 명동의 대규모 집회까지 놓인 참회를 향한 길. 우리는 이 길을 계속 걸어 세실에게 제 가족의 역사를 직면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2018년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이기도 한 <세실, 주희>는 이 난감한 고민 앞에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좋아하는 여자를 몰래 사진찍고, 그의 pc통신 아이디를 해킹한 적이 있는 오빠. 나는 그런 오빠와 오빠의 '보물섬'에서 함께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한다. (<바비의 분위기>) 남편 없이 아이를 낳아온 고모의 자식으로 할머니의 집에 얹혀 살며 수진 언니가 경험했을 박대, 그럼에도 수진 언니는 할머니의 장례에서 눈물을 흘린다. (<신세이다이 가옥>) "장희는 의사랑 결혼해서 잘 산다니 다행이고"(140쪽)이라고 말하면 과거의 버림받은 기억이 그에게 남겼을 상흔은 없던 일이 되는가. IMF와, 486 컴퓨터와, 고덕동과 둔촌동의 차이와, 후암동 집의 쇠냄새를 엮어, 박민정이 정확한 지리적 배경, 정확한 시대적 배경을 통해 촘촘하게 구현한 '필연적인' 혐오들은 그 '어쩔 수 없음'의 영역에 우리를 던져 놓고 질문을 던진다. 그 순간의 어쩔 수 없음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나. 분노하는 대신 깊이 생각하게 하는 소설. "그는 이 대결을 손쉽게 마무리하는 대신, 소설이 끝나고도 해소되지 않는 질문을 남겨두는데, 이는 소설이 끝나도 우리의 현실은 계속 이어진다는 당연한 사실 때문이리라." 라고 시인 황인찬은 말했다. 박민정이 묘파한 우리의 현실은 아직 그곳에 놓여 있다. 현대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작 등이 수록된 박민정 소설집. 당혹스러운 얼굴을 한 채, 피하지 않고, 이 이야기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