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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평화로운 소도시에서 잔잔한 일상을 뒤흔드는 소동이 벌어진다. 권총을 든 어설픈 강도가 은행에 침입한 것이다. 흔들리는 눈빛의 강도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권총을 잡고 6500크로나(한화 약 88만원)를 요구한다. 애석하게도 그곳은 현금 없이 운영되는 은행이었고, 당황한 강도는 횡설수설하다 경찰이 오는 소리에 근처의 아파트 오픈하우스로 줄행랑친다.
아파트를 보러 왔다가 졸지에 인질이 되어버린 여덟 명의 사람들. 타인을 깔보면서 자신은 다른 계층에 속한다고 믿는 은행 고위 간부, 아파트를 저가에 사서 리모델링한 뒤 가격을 높여 파는 중년의 부부, 출산을 앞두고 끊임없이 싸우는 신혼부부, 겁도 많고 말도 많은 부동산 중개업자, 강도에게 물 한 잔부터 권하는 차분한 아흔 살 할머니까지. 순식간에 건물에 갇혀버린 사람들은 쓰고 있던 점잖은 어른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저마다 자신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고 만다. 기 센 인질들과 눈물 많은 은행 강도의 하루는 끝을 맺을 수 있을까.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유쾌하고도 따뜻한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