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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이 맑은 이야기꾼에게 책에 관한 가장 오래되고 깊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할 때 나올 수 있는 최상의 이야기.' 설명하기 어려운 이 책을 굳이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렇게 말하겠다. 고전문헌학을 공부한 저자는 책을 만들어내고 탐하고 지켜온 이들의 방대한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세계의 책들을 손에 넣기 위해 절대 권력을 휘두른 고대 이집트의 왕들, 비밀문서를 뒤통수에 문신으로 새겨 운반한 고대의 전령, 서점 장사를 통해 혁명 자금을 댄 마오쩌둥, 수용소에서 독서 클럽을 이어간 이들... 진귀한 열정들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낭만, 평화, 고요, 다정. 대개 책에 관한 책이라는 장르에 속한 책들에 어울리는 수식어는 이렇지만 <갈대 속의 영원>엔 완전히 다른 결의 수식어가 붙는다. 집념, 쟁취, 비호, 모험. 책을 둘러싼 이야기도 이렇게 신비롭고 스펙터클할 수 있다니. 읽는 동안, 책에 대한 이토록 매혹적인 찬가를 다름 아닌 책으로 읽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 받는 순간들이 더러 있었다. 책이 구원이라 믿으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이 마법 같은 위안의 순간을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