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 그 뒤에 서 있는 사람들"
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딧에 보이는 무수한 이름들. 책에도 그런 엔딩 크레딧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물음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판권면에 기재되지 않지만 책의 탄생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맡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그들의 이름을 호명하기 위하여.
마지막 책장을 덮고 일어나 새삼스레 책꽂이의 책들을 어루만져 본다. 책 읽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서점 MD라는 직업까지 흘러왔다. 그 마음 하나로 버티기에 현실은 녹록치 않다. 내면의 소중한 무언가가 매일 사포로 갈려 닳아 없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슬퍼지기도 한다. 좋은 책을 만나 순수한 희열을 느끼면 모든 슬픔이 순식간에 사그라들기도 한다.
책을 만들고 책을 판매하는, 책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책은 언제나 지친 마음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 울고 웃으며 읽은 이 책에서도 큰 위로를 받았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져 독자의 손에 닿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그 여정 속에 있을까. 책의 뒤편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 소설 MD 권벼리 (202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