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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로빈이 사랑하는 것들. 야생동물 도감을 보며 동물 이름 외우기, 멸종 위기 동물 그리기, 개울에서 갑각류 놀이 하기, 산속에서 별 관찰하기. 로빈은 물을 좋아했었던 엄마가 도롱뇽 같은 물가에 사는 동물이 되어 생태계로 돌아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게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고 다른 존재가 느끼는 고통을 그대로 아파한다. 로빈이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은 생명체에 해를 끼치는 행위와 학교에 가는 일이다. 어른들은 아스퍼거, 강박 장애, ADHD라는 단어들로 로빈을 특정짓고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빠는 반짝이는 눈으로 좋아하는 것에 골몰하는 로빈을 보며 생각한다. "어쩌면 인생은 우리가 멈춰 서서 교정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지 않을까. 잦은 산불의 대책으로 국유림을 베어버리는 것이 거론되고, "지구상에 남은 동물의 총 무게 중 98퍼센트가 호모사피엔스이거나 호모사피엔스가 산업식으로 채취하는 식량이며 겨우 2퍼센트만이 야생동물"인 세상에서 제정신으로 사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은 아닐까.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한데 모인 사람들을 그린 <오버스토리>로 201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워스가 생명체를 향한 무해한 사랑으로 가득한 소년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마거릿 애트우드, 천선란 작가가 함께 읽고 추천한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