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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당선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다. 왜 미국의 노동자 계급은 트럼프가 자신들과 같은 부류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했을까? 책의 저자 에이미 추아는 정치적 부족주의의 힘을 놓치고 있는 질문이라 지적한다. 백인 노동자 계급의 취향이나 감수성, 가치관이 트럼프와 비슷해, 이들은 트럼프와 자신을 같은 부족이라 여겼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백인은 두 부족으로 나뉜다. 하나는 스스로를 '세계 시민'으로 여기는 엘리트 계층, 다른 하나는 교육 수준이 낮고 애국적인 농촌/중서부/노동자 계급의 백인이다. 후자의 부족적 특성을 살펴보면 트럼프의 개인적 특징들과 맞아떨어진다. 이 두 부족의 서로에 대한 적대와 분노를 파악하지 못하면 현재의 미국 사회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책은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그리고 미국 내부에서 미국이 간과한 각국의 정치적 부족에 대해 살핀다. 좌/우, 혹은 인종과 계급으로만 나누던 이분법적 해석으로는 보이지 않던 그림이 에이미 추와의 부족주의 관점에 기대면 서서히 드러난다. 한국을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지만 여러 해석에서 기시감이 든다. 우연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를 구하고자 한다면, 부족주의의 위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기적절한 책이다.